외과 의사 서수한 입니다.
오늘은 어제 수술한 소아 장중첩증 환아(5세 남자)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장중첩증이라는 질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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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장 중첩증이란 마치 망원경을 접을 때처럼 장의 한 부분이 장의 안쪽(내강)으로 말려 들어간 것을 말한다. 소장 말단과 막창자 사이에서 일어나는 장 중첩이 가장 흔하며, 소장-소장 때로는 대장-대장끼리 일어나기도 한다. 장 중첩을 일으키는 뚜렷한 원인(멕켈 게실, 용종 등)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별다른 원인이 없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장, 맹장, 회장
원인
장 중첩증에서 기질적인 원인이 발견되는 경우는 2~ 10%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90% 이상 대부분의 장 중첩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한다. 또한 발견된 기질적인 원인은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많이 발견되기 때문에 가장 흔하게 보게 되는 영유아의 장 중첩증에서는 기질적인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라도 굳이 원인을 찾자면 장 중첩증에 앞서 환자가 바이러스 감염에 걸리고 난 후 회장 말단부에 풍부하게 존재하는 임파 조직이 비대하게 증식하는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경우 장 간막에 존재하는 림프절 또한 증식되어 장 중첩을 일으키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선행 바이러스 감염과 이로 인한 장 내 임파 조직의 비대화가 장 중첩을 일으킨다는 설명은 바이러스 감염이 가장 만연하는 시기에 장 중첩도 가장 자주 일어난다는 보고를 잘 설명해준다.
이와는 반대로, 기질적인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이 멕켈 게실이며 소장 용종, 소장 중복증 등이 있다.
증상
장 중첩증의 증상으로 가장 흔한 것은 복통이다. 장 중첩증으로 인한 복통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심한 복통이 얼마 동안의 시간을 두고 되풀이하여 계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다시 말해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울고 보채다가 얼마 후 복통이 사라지고 또 얼마 후 이전처럼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식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또한 복통과 함께 구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처음에는 비교적 맑은 구토를 하지만 장 중첩증이 오래되어 장폐색이 생기면 초록색의 담즙성 구토를 하게 된다.
이 밖에 발견할 수 있는 징후로는 복부 종괴(만져지는 덩어리)와 피가 섞인 끈적끈적한 양상(혈성 점액성)의 대변(currant jelly stool)이 있다. 복부 종괴는 환자가 복통을 호소할 당시에 만져지는 경우가 많으며 주로 오른쪽 상복부에서 소시지 모양으로 만져지는 경우가 많다. 혈성 점액성 대변은 장 중첩증 환자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양상의 변으로, 이러한 딸기잼 같은 대변을 보면서 주기적인 복통과 구토를 호소할 경우 장 중첩증을 의심해야 한다.
진단/검사
주기적인 복통, 구토, 복부 종괴, 혈성 점액성 대변 등의 증상 및 징후가 나타나면 임상적으로 장 중첩증을 의심하게 된다. 임상적으로 장 중첩증이 의심되면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을 하게 된다. 장 중첩증의 진단을 위한 영상학적 검사로는 단순 복부 촬영, 복부 초음파, 조영 관장이 있다.
단순 복부 촬영은 가장 먼저 시행하게 되는 검사이다. 단순 복부 촬영으로 장관 내의 가스 분포를 확인하거나 비특이적이긴 하지만 종괴(만져지는 덩어리) 음영을 확인하여 장 중첩증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 복부 촬영만으로는 장 중첩증을 정확히 진단하기 힘들어 대부분의 경우 복부 초음파나 조영 관장을 시행해야 한다.
복부 초음파는 최근 장 중첩증의 진단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검사이며 100%의 정확성을 보인다. 초음파 검사에서 3~5cm 가량의 복부 종괴가 도넛이나 과녁 모양으로 관찰되는데 이는 겹쳐진 장벽의 단면이 관찰되는 것이다.
조영 관장 역시 많이 사용되는 검사이다. 이는 바륨 등의 조영제를 항문을 통해 주입하고 투시 촬영을 통해 장의 모양을 확인하는 검사이다. 초음파가 발달하기 전에는 장 중첩증의 진단에 가장 널리 사용되던 방법으로 현재는 장 중첩증의 비수술적 치료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치료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치료는 환자를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환자는 장 중첩증으로 인한 장 폐색으로 인해 탈수, 전해질 불균형을 보일 수 있다. 일차적으로 코를 통하여 위 속에 관을 넣고 감압시키면서 수액을 공급하여 탈수 및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해 주어야 한다.
이후에 공기나 조영제를 이용한 정복(중첩된 장을 제자리로 맞춤)술이 일차적으로 시도하게 되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장 중첩 이후 시간이 오래 경과되어 정복이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장 폐색의 정도가 심하여 공기 정복술 도중 장 천공의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는 바로 수술적 정복을 시도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장 중첩증의 경우 비수술적 정복술로 정복이 가능하나 정복술이 실패할 수도 있고 드문 경우 정복술 시행 과정에서 장 천공 등의 합병증 가능성이 있어 정복술 전에 외과 의사와의 상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1) 공기 및 조영 정복술
일반적으로 장 중첩증의 치료에 일차적으로 사용되는 방법이다. 항문을 통하여 공기나 조영제를 넣어 장관 내 압력을 증가시켜 중첩된 장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실시간으로 투시 촬영을 확인하면서 진행한다. 90% 정도의 성공률을 보이며 기질적인 원인이 없거나 장 천공, 장 괴사 등의 합병증이 없는 경우에 일차적으로 시도하게 된다. 드물지만 정복술 시행 과정에서 장 천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필요로 한다.
10% 정도에서 실패하는데 이 때에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다. 가끔 정복술 후 장 중첩이 재발하기도 하므로 정복 후 24시간 정도 경과를 관찰하여 재발하지 않음을 확인 후 퇴원하게 되며, 재발하면 다시 공기/조영 정복술을 시도한다.
2) 수술적 치료
90%의 환자는 비수술적 정복술로 정복이 가능하나 드물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장 중첩증을 유발하는 기질적인 원인이 있을 경우, 비수술적 정복술에 실패했을 경우, 장 천공이나 장 괴사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을 경우, 비수술적 정복술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개복술을 통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절반 이상에서는 개복 후 손으로 정복할 수 있으며, 기질적 원인이 있거나 장 괴사가 진행된 경우, 혹은 손으로 풀리지 않을 경우는 중첩된 장을 절제하게 된다.
경과/합병증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장 중첩증의 경과는 매우 좋은 편이다. 진단 기술이 발달하여 임상 증상과 초음파, 조영 관장 등을 종합하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 없이 공기나 조영제를 이용한 시술로 90% 정도는 돌려놓을 수 있다. 치료에 성공한 이후 재발하는 경우는 10% 미만으로 반복적으로 재발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 합병증 없이 치료에 성공했을 때는 특별한 문제없이 이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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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알아본 것처럼 장중첩증은 먼저 비수술적 치료법을 시행하는데 공기를 대장에 넣어서 장을 부풀리고 그 압력으로 장중첩증을 복원하는 경우이다. 이것을 공기 복원술(Air reduction)이라고 합니다.
유튜브에 영상이 있어서 링크해 드립니다.
www.youtube.com/embed/PwcZ_FSLAik"
그러나 공기 복원술이 실패한 경우에는 수술을 진행해서 장중첩을 풀어줘야 합니다.
또 공기복원술을 시행할 수 없는 상태(소장끼리 장중첩이 되거나 장중첩된 길이가 길거나 장괴사가 있는 경우)에도 수술을 진행해서 장중첩을 풀어 줍니다.
어제 오후에 수술한 환자는 소장끼리 장중첩이 있었고 장중첩된 소장의 길이도 약 10cm 이상으로 비교적 긴 범위였습니다.
수술 3일전부터 복통이 있었고 수술 2일전 소아청소년과에서 초음파를 시행했으나 그때는 장염 소견외에 특별한 소견 없다는 얘기를 듣고 경과 관찰 중이었습니다.
복부 통증이 계속되어 불안해진 부모님이 어제 소아청소과 외래에 와서 복부 CT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복부 CT소견에서 근위부 소장이 원위부 소장으로 마치 망원경처럼 말려 들어가는 모습(흰색 화살표)이 보입니다. 소장끼리의 장중첩증 소견입니다. 이럴경우에는 공기복원술로 복원하기가 어렵습니다.
급히 응급수술을 준비했습니다.
마취과 과장님과 통화후에 수술실로 이동합니다.
수술은 복강경으로 시행합니다.
일반적으로 복강경 수술을 할때 가는 투관침도 0.5cm 즉 5mm 직경의 투관침을 사용하는데 환아는 체중 21kg으로 매우 작은 소아라 복강경 투관침도 0.3cm 즉 3mm 직경의 투관침을 사용합니다. 가는 투관침을 사용할수록 수술후 통증, 흉터도 적고 회복도 빠르겠죠?

복강내에서 장간막을 바라본 사진입니다. 커진 림프절들이 여러개 있습니다. 커진 림프절들이 시작점이 되어 장중첩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좀더 살펴 보겠습니다.

장중첩증이 보이네요.
쉽게 설명드리면 소장이 소장을 삼키고 있는 경우입니다.

복강경 포셉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복원을 진행합니다.

어렵게 중첩된 소장을 빼냈습니다. 소장에 괴사가 없고 특별한 종양이나 문제가 없는 경우는 수술을 종료하면 됩니다.
하지만 위 사진에 보시다시피 말려 들어간 소장에 종양이 있습니다. 이 종양을 그대로 둘 경우에는 다른 다시 장중첩증이 재발할 수 있고 또 이 종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종양을 포함한 소장을 절제하고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을 추가적으로 해줘야 합니다.

소장을 배꼽으로 꺼내서 종양포함해서 잘라줍니다.

잘라내고 소장을 다시 단단(End to end)문합을 시행합니다.
소장 문합이 성공적으로 잘 끝났습니다.

종양을 포함하여 절제한 소장 사진입니다.
조직검사로 어떤 종양인지 획인해야 합니다.
검사는 약 7일정도 걸립니다.
복벽을 봉합하고 수술을 끝냅니다.
환아의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조직검사 결과는 확인되는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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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악성림프종(Malignant lymphoma)로 진단되었습니다.
림프에 생기는 암입니다. 5세 남자 아이에게는 너무나 큰 불행입니다.
조직검사에서 별일이 없기를 바랬는데 안타깝습니다. 보호자에게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렸습니다.
이런 경우는 추후 항암 치료가 필요합니다.
항암치료를 잘 이겨내고 빨리 회복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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